예산의 의의와 구성
예산은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살림살이를 미리 계획해 놓은 것이다. 1년 단위로 예산을 편성하는데, 우리나라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 회계 연도로 구성되어 있다. 예산은 중앙 정부만 세우는 것이 아니다. 지방 정부도 예산을 편성한다. 이렇게 운용되는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예산은 국내 총생산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재정 활동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큼을 알 수 있다. 예산은 회계 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국회에서 의결되어야 하는데, 예산을 집행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예산상의 필요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예산의 일부를 추가 변경하여야 하는데 이를 추가 경정 예산이라고 한다. 또 예산이 정해진 기한 내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경우 필요 경비나 불가피한 지출 또는 계획 경비 등은 전년도에 준하여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예산은 주로 조세를 통하여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반적인 정부 활동에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일반 회계라고 하는데, 예외적으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의 수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회계를 달리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특별 회계라고 한다. 특별 회계는 정부가 기업과 유사한 활동을 할 때 작성하는 기업 특별 회계와 기타 특별 회계로 나누어진다. 지방 재정의 회계는 일반 회계와 특별 회계 그리고 교육 재정 특별 회계로 나누어 집계되고 있다.
정부의 재원 조달 방법
국민 대다수는 세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세금을 내기는 싫어한다. 왜냐하면 세금 부담은 직접적이지만 정부 서비스의 혜택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부담으로 같은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민이 납부하는 세금은 정부의 재정 활동에 대한 중요한 원천이 된다. 납세는 정부의 재정 활동을 위하여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세입 에산 중 국세 부분을 보면, 중앙 정부 일반 회계의 국세 수입 중 내국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기타 관세와 교통세 등이 있다. 관세는 상품이 국경을 통과할 때 부과되는 세금이고, 교통세는 도로 및 교통 시설 확충을 위하여 휘발요, 경유 등에 부과되는 목적세이다. 이러한 세금들은 모두 중앙 정부에 귀속되는 국세이다. 국민들은 국세 이외에도 지방세를 부담한다.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담배 소비세 등의 지방세는 국세에 비하여 규모 면에서 약 1/4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방 자치 단체의 재정에 중요한 원천이 된다. 세금을 누구에게 얼마나 걷느냐에 따라 국민 경제에 다 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낮은 세율을 적용해 세금 부담을 덜어 주고,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에 대해서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누진세 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빈부 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특정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 산업의 관련 세금을 줄여 주거나 면제해 줌으로써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사치품 소비가 과다하다고 판단되면 그 물품에 대해서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생활필수품에는 세율을 대폭 낮추어서 서민 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시중에는 돈이 너무 많이 풀려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 세금 징수를 강화해 경제 안정을 도모하기도 한다.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때는 세금을 적게 거두어들임으로써 기업 생산 활동을 장려하고 가계의 소비 활동을 진작시킨다.
재정의 기능과 정부의 역할
정부는 세입 예산을 근거로 하여 경제 활동에 따른 지출을 할 수 있다. 교육비는 교육 공무원 봉급이나 교육 활동 등에 대한 지출이다. 방위비는 과거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지금은 그 비중이 많이 감소하였다. 사회 개발비는 복지 사회의 진전에 따라 그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방 재정 교부금은 중앙 정부가 지방 자치 단체의 예산 부족분에 대하여 지원해 주는 금액을 말한다. 예비비는 사용 용도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지출한 이후에 국회의 승인을 얻게 되어 있는 경비이다. 정부는 세출을 조정함으로써 경제 안정화를 도모한다. 예를 들어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 활동이 활기를 잃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불경기의 조짐이 나타날 때, 정부 공사를 벌여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회복시키는 정책을 펴게 된다. 반대로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상승할 경우에는 정부 지출을 줄이는 정책을 펴게 된다. 또, 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정부는 장기에 걸쳐 거액의 자금이 있어야 하는 주요 사업이나 사회 간접 자본에 대해서 직접 투자하거나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기도 한다. 정부가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소를 세우거나, 직업 훈련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도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일이다. 그리고 소득의 재분배를 위하여 정부는 주로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 보장 지출을 담당한다. 또, 자원의 배분을 위하여 정부는 공공 주택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문에 대한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정부의 지출 활동은 조세 정책과 결부되어 더욱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데, 조세와 정부 지출을 조정함으로써 경제 안정과 발전, 소득 재분배, 자원 배분 등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경제 활동을 재정 정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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