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교환과 상호 이익의 발생
인류는 오래전부터 욕구 충족 수단으로 교환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단순한 물물 교환이라 하더라도,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갖고 있는 자신의 물건을 갖고 싶은 물건과 교환하기를 바랄 것이다. 교환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이득을 얻고, 물건을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배분되기 때문에 물건의 희소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물론, 이때에 교환에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이득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교환에는 항상 경쟁적 요소가 포함된다. 사람들은 물건을 교환하고자 할 때에 자기가 가진 물건은 되도록 적게 주고, 남의 물건은 좀 더 많이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도 일정한 교환 비율을 벗어난 불리한 교환에는 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환은 합당한 교환 비율이나 가격으로 거래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가능하면 교환을 할 것이다. 이러한 교환은 상대방의 효용을 감소시키지 않고서도 자신을 효용을 증진시키는 것이 가능한 한 계속될 것이다. 인류는 자유로운 교환이 서로에게 이익이 됨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어떤 일정한 장소와 시기를 정해 교환을 하게 되었다. 교환의 장소는 자연히 사람이 모이기 편리한 인구 밀집 지역이 되었고, 시기는 어떤 물건이 생산되거나 사람들이 기억하기 편한 날로 정해졌다. 이것이 곧 시장의 발생인 것이다. 시장겨제란 이같이 인위적인 조작 없이 발생한 시장에서 상호 간 제재 없이 교환함으로써 상호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경제체제라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 거래를 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거래, 즉 교환은 개인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국가 간에도 이루어진다. 국가 간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하여 각 국가는 그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전념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화와 분업의 효율성
시장에서 교환이 가능하게 되면 교환할 물건의 생산은 전문화되고 보다 효율적으로 된다. 즉, 특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세상에 오로지 물고기와 감자 두 가지의 재화만이 존재하며, 오직 어부와 농부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 두 사람 모두 물고기도 잡고, 감자를 생산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두 사람 모두 자급자족한다면 그들은 제각기 물고기도 잡고 농사도 지을 것이다. 그러나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각자 자신이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생산에 전념하여 보다 많은 생산물을 얻어 서로 교환하게 될 것이다. 즉, 농부는 오직 감자만 생산하고 어부 또한 다른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물고기만 잡는다면 두 사람 생산량 총합은 자급자족을 위해 각각 두 가지 모두를 생산할 때 더욱 많아지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이때 이를 상호교환하여 제각각 소비한다면 최종적으로 두 사람의 삶의 질은 이전보다 나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교환이 가능할 때 한 가지 일에 전념하게 되는 분업이 발생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특화와 분업의 이익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현대 경제는 많은 사람이 특화와 분업을 통하여 상호 협조하면서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가격 기구의 역할
시장에서 가격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가격은 생산 자원이 경제의 여러 부문 사이로 배분되어 가는 과정에서 신호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어떤 상품이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너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그 상품의 생산자는 평균 수준 이상의 이윤을 얻게 된다. 이것은 그 상품의 수가 많지 않으니 더 많이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작용하고, 더욱 많은 생산요소가 그 산업으로 투입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에 수요가 너무 적을 경우에는 가격이 내리고 손실이 발생해 생산 자원이 다른 산업으로 빠져나가게 만든다. 둘째, 가격은 현실에서 존재하는 상품을 배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만약 아무런 가격도 지불하지 않고 어떤 상품을 얻을 수 있으면 사람들은 이를 무한정 소비하려 할 것이다. 상품은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배급된다. 즉, 가격은 욕구 통제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 욕구는 희소한 상품을 과도하게 소비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각자 시장에서 자유로이 자기 판단에 따라 경제 활동하게 되는데,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각자의 이익이겠지만, 이익의 지표가 되는 것은 가격 기구가 제시해 주는 지표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희소성의 원칙이 지배하는 현실 경제에 있어서 생산을 위한 자원의 배분에서부터 욕망 충족을 위한 소비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질서가 효율적으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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